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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도 과학

"욕조에서 배추 절이지 마세요"

‘욕조를 가득 채운 배추’‘김장철만 되면 욕조의 주인공은 배추’…

김장철을 지나면서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김장하는 사진들이 경쟁하듯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진들 속에 꽤 심각한 문제점이 들어있다고 지적한다. 대개 배추를 절이는 욕조는 변기도 같이 있는 아파트 화장실이다. 집안에서 나쁜 세균이 가장 많은 곳을 꼽으라면 당연 변기가 있는 화장실일 수밖에 없다. 화장실에 떠다니는 온갖 잡균들이 배추에 묻기 쉬운 환경이다.

김치는‘균(菌)과 발효의 과학’이다. 배추를 씻어서 소금에 절일 때부터 유산균을 필두로 한 여러 균들이 발효의 역할을 한다. 세계김치연구소 신공정 발효연구단 장지윤 선임연구원은“김치는 계절별로 원부재료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같은 레시피로 제조된 김치라 할지라도 유산균의 종류가 달라져서 맛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라며 “같은 원리로 김치를 담그는 환경에 따라서도 김치 맛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옛부터 집집마다 김치맛이 다른 이유가 이 때문”이라며“옛 조상들은 장을 담글 때와 마찬가지 몸과 주변을 깨끗히 한뒤 정성스럽게 김장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김치 제조업체는 김치의 맛과 품질을 어떻게 조절할까.‘종가집 김치’를 만드는 대상과 같은 대기업들은 김치 발효 종균(種菌)을 별도로 개발해 김치를 담글 때 양념에 넣은 방식으로 맛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잡균이 들어가지 못하게 위생 조건을 엄격히 통제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김치업체에서는 여전히 자연발효에 의존하고 있어, 김치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정부출연연구소인 세계김치연구소는 중소김치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우수 김치 종균을 개발하고 있다. 2013년부터 전국 지역별ㆍ종류별 김치로부터 유산균을 수집해 약 3만5000여종의 김치 유산균을 확보, 이를 통해 18종의 종균을 개발 완료했다. 이 중에서 김치 맛을 좋게 하는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드 WiKim32ㆍWiKim33과 락토바실러스 쿠르바투스 WiKim38을 민간기업에 기술이전했다.

특히, WiKim32와 WiKim33은 종균을 첨가하지 않은 김치에 비해 김치의 시원한 맛 성분인 만니톨 생성량을 60~70% 증가시켜 전반적으로 김치의 맛을 좋게 한다. WiKim38은 김치 품질을 균일하게 할뿐만 아니라 항염증 물질 생성효과가 우수한 유산균으로 김치종균으로 사용 시 장질환 개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세계김치연구소 뿐 아니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서도 우수 김치 종균 개발 연구를 지원해 지난해 김치아이라는 종균이 개발된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 이용직 과장은“중소기업도 우수 종균을 이용해 고품질의 김치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종균 개발 및 보급 체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최준호 기자
제공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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