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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붙은 'AI vs AI' 경쟁…

얼마나 더 인간 같은지 겨룬다

과학 이야기

다양해진 AI 경쟁 이벤트
KAIST, 세계 첫 'AI 월드컵'
경기·해설·기사작성 AI끼리 경쟁

美서 열리는 AI 질의응답 대회
전세계서 참가 열기 뜨거워

인간의 벽 못넘은 분야도
스타크래프트 등 온라인게임
게이머와 대결 AI 패배 잇달아

“둘 중에 안경을 쓴 건 누구입니까.” “아이가 어디에 앉아있죠?”

지난 6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8 컴퓨터비전패턴인식학회(CVPR)’. 두 가지 그림과 이를 판별하는 질문이 등장할 때마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판단해 질문에 맞는 사진을 고르는 ‘AI 시각 질의응답 대회’의 최종 승자를 가리는 현장이었다. 이날 우승팀은 총점 72.41점을 받은 페이스북 AI 연구팀. 국내의 장병탁 서울대 교수 연구팀도 71.69점을 받으며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제는 ‘AI 간 경쟁시대’

AI의 발전사는 경연대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주류 기술로 자리 잡은 딥러닝(deep learning)이 처음으로 주목받은 것도 2012년 이미지 인식 경연대회 ‘ILSVRC’였다. 당시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이끈 ‘슈퍼비전’팀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다른 팀이 에러율 26%대를 오르내릴 때 15.3%까지 에러율을 낮췄다. 2012년 ILSVRC는 AI 역사에 이정표가 됐다. 주요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AI에 대대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AI 기술은 경연대회를 거치면서 한층 더 강해졌다. 초기엔 사람과 AI가 맞붙은 이벤트가 인기를 끌었다. 2016년 3월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AI 프로그램 알파고 간 바둑 대결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엔 ‘사람 vs AI’보다 ‘AI vs AI’를 표방한 대회가 많다. AI의 역량이 사람을 멀찌감치 추월한 분야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제일 먼저 AI에 왕좌를 내놓았던 바둑과 장기, 체스. 이 세 분야의 1인자는 알파고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알파 제로’다. 알파 제로는 지난해 12월 하루에 못 미치는 학습으로 최강 AI들을 모두 물리쳤다. 당시 알파고와 대결한 AI들은 세계 컴퓨터 장기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엘모’, 체스 AI세계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스톡피시’, 그리고 바둑부문 AI 챔피언이자 직전 버전인 ‘알파고 제로’였다.

최근에는 AI끼리 겨루는 이벤트 종류가 세분화되는 추세다. 지난 22일 KAIST는 AI끼리 토너먼트 형식으로 축구게임을 하는 ‘AI 월드컵’을 세계 최초로 개최했다. 0부터 4까지의 숫자가 적혀진 5개의 아이콘이 자동으로 축구게임을 하는 방식이었다. 2.5초간 공 주변 아이콘이 멈춰있으면 일시 퇴장, 5초간 모든 아이콘이 움직이지 않으면 경기가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나름의 경기 규칙도 있었다.

AI 월드컵에서 주목받은 건 축구 경기뿐만이 아니다. 해당 경기를 보고 자동으로 기사를 적어내는 ‘AI 기자’ 경쟁 부문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 부문에 출전한 AI는 경기 내용을 인식한 뒤 기존 스포츠 기사를 토대로 입력한 정보를 가지고 ‘최적의 문장’을 찾아 자동으로 배치했다. 단순한 문장 구성엔 더 이상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지난 21일엔 GIST(광주과학기술원)가 ‘스타크래프트2 AI 글로벌 대전’을 열었다. 총 5개국에서 참가한 5개 팀이 본선에 올라 자동화 방식으로 스타크래프트2를 했다. 해당 경기에서는 GIST의 ‘G-SCAI봇’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AI 게이머’는 진화 중

여전히 AI가 인간을 넘지 못한 영역도 존재한다. 스타크래프트, 도타2와 같은 온라인게임 부문이 대표적이다.

23일(미국시간) 도타2 글로벌 대회인 ‘도타2 인터내셔널’에서는 AI와 실제 프로팀인 브라질의 ‘팀페인’ 간 도타2 경기가 열렸다. 경기에 나선 ‘오픈 AI파이브’를 개발한 것은 일론 머스크 등이 투자한 비영리 인공지능연구소 오픈 AI였다.

오픈 AI파이브는 이전에 인간과의 1 대 1 경기에서 승리하는 등 숙련된 경기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도 사람보다 AI의 승리 가능성을 우세하게 봤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게임이 시작되자 AI는 공격을 위한 팀 구성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초보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후반 경기 운영 역시 미숙한 부분이 많았다. 오픈AI 측은 “AI가 14분 후의 결과를 예측하며 경기를 했지만, 그 이후 대처가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세종대에서 열린 프로게이머 송병구와 AI의 스타크래프트 대결에서도 AI가 패배했다. 송병구는 세종대 연구팀이 개발한 MJ봇, 호주의 ZZZK 등을 비롯해 총 4개의 AI와 대결해 모두 승리했다. 이 AI들은 아마추어 선수와의 경기에서는 이겼지만, 정상급 프로게이머에게는 맥을 못 추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AI 기술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글 윤희은 기자
제공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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