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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 하는 5G…중국 화웨이

장비 쓸까 말까 '딜레마'

5세대 통신(5G) 주파수 경매가 마무리되면서 내년 3월 5G 상용화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는 오는 8~9월 장비 업체 선정을 마무리하고 10~11월 본격적인 5G 네트워크 설비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중국 네트워크 기업 화웨이 장비의 도입 여부다. 이통사들은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3~4개 기업의 장비를 함께 쓴다. 그간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ㆍ에릭슨ㆍ노키아의 장비를 주로 활용했다.

그러나 2013년 4G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쓰기 시작하면서 경쟁 환경이 달라졌다. 다만 SK텔레콤ㆍKT는 화웨이 장비를 들여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화웨이의 국내 장비시장 점유율은 1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장점은 이른바 ‘가성비’다. 우선 경쟁사보다 가격이 20~30% 저렴하다. 여기에 기술력이 경쟁사보다 3~6개월 정도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최고 모바일 기술 혁신’, ‘최고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혁신’ 등 8개 부문을 휩쓸며 가장 많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화웨이의 장점은 세계 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에서 드러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지난해 1위는 화웨이(28%)로 전통적인 글로벌 강자 에릭슨(27%)ㆍ노키아(23%)를 제쳤다.

문제는 보안 우려다. 중국 정부 영향력 아래에 있는 화웨이의 장비가 정보 수집 통로로 이용될 수 있다는 불신이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에 이런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최근엔 호주 정부가 화웨이의 5G 장비 입찰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보안 논란이 제기되면서 LG유플러스는 4G망을 구축할 때 미 정부의 우려로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일부 지역에선 화웨이 장비를 쓰지 못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 측은 “2015년 영국 연구기관의 검증을 통해 보안에 문제가 없음이 밝혀졌다”며 “세계 170여 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보안사고가 일어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통신 업계에서는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생각하면 화웨이 도입이 필요하다. 특히 보편요금제 도입 등 정부의 잇따른 통신요금 인하 압박으로 사업자들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앞으로 5년간 5G 전국망 구축에 최소 20조원 정도가 지출되는 만큼 최대한 돈을 아껴야 한다.

그러나 혹시 모를 보안 이슈가 터진다면 화웨이 장비 도입이 되려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이 중국 기술에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통업계 1위 SK텔레콤의 계산이 복잡하다. 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화웨이에 반도체를 팔아 이익을 내는 상황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자칫 화웨이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빅데이터를 구축하려면 특정인을 알아볼 수 없게 하는 작업(비식별화)이 필요하다. 여기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통 업계 임원은 “기술 담당 부서에서는 화웨이 장비 도입에 찬성하고 있지만, 전략 담당 부서에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에릭슨ㆍ노키아ㆍ삼성전자 등에 가격 압박을 하기 위해서라도 화웨이 장비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통 업계에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야 할 정부도 머리를 싸매고 있다. 정부가 합리적 근거 없이 화웨이 장비 도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세웠다간 외교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실제 호주가 정부 소유 통신사인 내셔널브로드밴드네트워크(NBN)의 장비 공급 입찰에서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를 제외하자 중국과 호주가 외교적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렇다고 미국 측의 보안 우려에 귀를 막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정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정책관은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현재로썬 아무런 입장이 정해진 바 없다”라고 말했다.

글 손해용 기자
제공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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