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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9% 수익률 솔깃…

투자자 보호장치는 미흡

P2P업체 정보보안 ‘큰 구멍’

최근 개인 간(P2P) 대출 상품에 투자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호기심에 15일 오후 P2P 대출 중개업체 T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아봤다. 아쉽게도 이날은 모든 상품의 투자 접수가 이미 끝난 상태였다. 매일 오후 2시에 새 상품을 올린다는 공지가 눈길을 잡았다.

이튿날 오후 1시 T사의 홈페이지를 다시 찾았다. 이날 투자자 모집이 예정된 6건 중 4건이 개인 투자 가능 상품이었다. 3건은 부동산을 담보로 각각 5000만 원, 9000만 원, 2억 원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했다. 나머지 한 건은 금융기관의 NPL(무수익여신) 채권 매입에 필요한 자금 7500만 원을 모으고 있었다.

경기 고양시 대화동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5000만 원의 대출 상품이 눈에 들어왔다. 연간 투자수익률은 9%(세전 기준).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대박 상품이다.

투자 리스크도 크지 않았다. 우선 손실보전보험에 가입돼 믿음이 갔다. 최악의 경우 5000만 원을 대출받은 사람의 부도로 담보 아파트를 4000만 원에 경매 처분했다면 보험사로부터 손실금(1000만 원)의 90%인 900만 원을 보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후순위 대출이라는 게 단점이었다. 선순위 채권자의 대출금은 1억5900만 원. 그래도 담보 아파트 감정가가 3억 원이므로 P2P 대출이 나가도 대출금을 돌려받는 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여겨졌다.

어느덧 접수가 시작되는 오후 2시가 됐다.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투자 금액이 목표의 절반가량에 달했고, 4분쯤 지났을 땐 92%까지 올라갔다. 마음이 급해졌다. 소액이라도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투자하기’ 표시를 클릭했다. 아뿔싸, 본인 인증 등을 거치는 사이에 투자가 마감됐다. 분침은 16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P2P 대출 상품 투자의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P2P 대출 상품 투자가 입소문이 많이 났는지 투자 마감시간이 점점 당겨지고 있다”면서 “28초 만에 투자가 완료된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2015년 9월 설립된 이 회사는 4월 말 현재 대출 중개 누적금액 1593억1800만 원, 대출 건수는 1269건이다. 금액으로는 업계 4위이지만 건수로는 1위다.

P2P 금융이란 자금 수요자와 공급자 간 직거래를 위한 금융 플랫폼으로, 대표적인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서비스다. 2016년부터 신규 업체들의 진입이 본격화하면서 시장 규모도 급성장했다. 누적 대출액은 2016년 말 6289억 원에서 올 3월 말 현재 2조9674억 원으로 371.8% 증가했다. 2015년 말 17개였던 업체 수는 올 3월 말 현재 194곳으로 급증했다.

P2P 업체 투게더앱스 김항주 대표는 “급전이 필요하지만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중금리로 신속하게 대출해 주고, 투자자들에게 은행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안겨 준 게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3, 4년 뒤엔 P2P 대출 상품이 펀드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기대했다.

급성장의 이면에는 어두운 측면도 있었다. 2006년 설립된 1호 P2P 업체 머니옥션이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파산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머니옥션은 차입자의 신용에 대해 제대로 심사하지 않고 단순히 온라인 신용대출 중개만 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했다. 하지만 차입자들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투자자의 외면을 받았다.

당시와 달리 현재는 투자자 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제도권 금융기관과 비교하면 미흡하다. 특히 올 3월 말 현재 전체 누적 대출금의 45.3%(1조3446억 원)를 차지하는 부동산PF는 투자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부동산PF란 빌라 등의 건축 자금을 미리 대출해 주는 계약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투자의 기본 원칙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P2P 대출 상품 수익률이 높다는 얘기는 리스크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P2P 대출 상품 투자에서도 대박을 좇다 쪽박을 찰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업체 고를땐 연계대부업 등록여부-예치금 분리 보관 확인을

P2P 대출 상품 투자에서 특히 유의해야 할 대목은 이 상품이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투자자가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를 잘해야 한다. 우선 분산 투자를 하는 게 좋다. 또 금융감독원의 P2P 대출 가이드라인이 정한 투자 한도(P2P 업체 1곳당 일반 개인은 1000만 원)를 준수하는 게 바람직하다.

업체를 선택할 때는 우선 한국P2P금융협회 가입 업체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협회는 업체들의 건전한 영업을 위해 자율 규제를 실시한다. 미가입 업체는 그만큼 불투명하게 운영될 소지가 크다. 회원사라고 해서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므로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해당 업체의 평판을 확인해 보는 건 필수다.

연계대부업 미등록 업체도 피하는 게 좋다. P2P 업체들은 대부분 대부업체를 설립·연계해 투자자의 자금을 차입자에게 대출하는 방식으로 영업한다. 감독 당국은 지난해 8월 대부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P2P 대출 연계 대부업자에 대해 금융위원회 등록을 의무화했다. 등록 업체는 금융소비자 정보 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투자자 예치금 분리 보관 시스템을 도입했는지도 반드시 챙겨봐야 한다. 이를 도입하지 않은 업체라면 최악의 경우 해당 업체 대표가 고객 예치금을 빼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3의 채권자가 P2P 업체 자산에 가압류 등의 조치를 취해도 손을 쓸 수 없다. 시스템 도입 여부는 해당 업체 홈페이지 등에서 알 수 있다.

글 윤영호 기자
제공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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