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뉴스 > 세상을 집어삼키는 아마존 성공의 4원칙

세상을 집어삼키는

아마존 성공의 4원칙

혁신성장 기업인이 이끈다
상식 깬 '아마존 경영학'

(1) "이익보다 시장을 지배하라"
(2) 손해 봐도 싸게 팔아라 박리다매로 시장 선점
(3) 제품 아닌 경험을 판다 회원엔 영화·음악 무료
(4) 사업을 무한 확장하라 방대한 고객 데이터 확보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인도 대부분 알고 있는 기업의 정의다. 기업 경쟁력의 척도가 이익이며 모든 기업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세계 유통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아마존은 예외다. 경영학에서 말하는 ‘기업’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게 쉽지 않다. 이익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년 대비 27% 증가한 1359억달러(약 154조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4억달러에 불과했다. 지난 5년간 영업이익률은 평균 1% 안팎이다.

① 성공하려면 이익을 늘려야 한다?

손해를 안 보는 수준 정도로 이익을 제한해온 결과다. 이런 전략을 3~4년 정도 이어왔다면 경쟁자들을 따돌리려는 고육지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마존은 1994년 창업 후 20여 년째 ‘낮은 이익’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기존 경영학 이론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보다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가 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익을 낼 수 있는 재원을 전산망이나 물류 등에 투입해 2위권 업체와의 격차를 벌리면 이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전략이다. 꾸준한 후방 인프라 투자의 결과물 중 하나가 2015년 선보인 ‘프라임 나우’ 서비스다. 최첨단 물류창고와 설비 등을 통해 주문 후 2시간 내에 집 앞까지 상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이익을 낼 수 있는 재원을 투자로 돌리면 기업의 순이익에 비례해 정해지는 법인세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2008년 이후 아마존이 미국 정부에 납부한 법인세는 1억4000만달러다. 경쟁사인 월마트가 같은 기간 낸 세금(64억달러)의 45분의 1 수준이다. 아마존은 이 비용을 고스란히 연구개발(R&D) 등에 활용했다.

시장에서는 아마존이 ‘낮은 이익’ 전략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이유를 오너 경영에서 찾고 있다. 강력한 리더십을 내세워 성공의 과실을 나누자는 목소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② 비싸게 팔릴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아마존의 이익이 신통찮은 원인 중 하나는 가격에 있다. 더 비싼 가격을 매길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싼 가격에 시장에 풀어버리기 일쑤다. 때로는 손해를 보기도 한다. 아마존은 2000년 베스트셀러인 해리포터 4권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40% 싼 가격에 판매해 화제를 모았다. 권당 5달러 안팎의 손해를 보면서 25만 권이 넘는 책을 판 것이다. 낮은 가격이 고객의 만족도와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아마존의 적수가 거의 없는 이유로 이 회사의 저가 정책을 꼽는다. 상당수 업체가 아마존만큼 가격을 낮추는 게 불가능하다고 보고 사업을 포기했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때도 아마존의 전략은 ‘충분히 싸게’다. 베저스 CEO는 2006년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가 수도나 전기 같은 공공재 성격을 띠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을 비싸게 받으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쟁사가 뛰어든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마존은 경쟁사의 무관심 속에 2년여 간 클라우드 시장을 개척해 현재까지 세계 시장 1위(2분기 점유율 30.3%)를 유지하고 있다. 최초의 인공지능(AI) 스피커인 에코도 박리다매 전략을 통해 시장 선점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③ 유통은 제품을 파는 것이다?

2007년 선보인 전자책 단말기 킨들은 아마존의 대표작 중 하나다. 아마존은 킨들로 전자책을 구독하는 서비스를 내놓은 뒤 미국 내 전자책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아마존에서 팔려나간 전자책이 종이책을 뛰어넘었다. 킨들은 ‘제품이 아니라 경험을 판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다. 제품을 팔 때는 내세울 게 가격밖에 없지만 경험을 팔게 되면 다양한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아마존의 전략이었다.

온라인 상점인 아마존에서 음악이나 영화와 같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료 회원에게 제공하는 프라임 서비스에 가입하면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이 공짜다. 아마존 뮤직이 제공하는 무료 음원은 100만 곡에 달한다. 아마존 유료 회원이라면 굳이 애플 아이튠즈(음악)나 넷플릭스(영화)에 가욋돈을 낼 이유가 없다.

아마존은 유료 회원을 받아들이고 이들에게 아낌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모델로 유명하다. 이틀 내 무료 배송과 음악 무한 청취 등 50여 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 매월 9달러99센트로 아마존이 보유한 모든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킨들 언리미티드 등이 대표적이다. 경쟁력을 갖춘 ‘경험 상품’이 다양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시도들이다.

④ 한우물을 파야 실패하지 않는다?

아마존은 ‘문어발 기업’이다. 아마존의 경쟁자들은 하나같이 쟁쟁하다. 유통시장에선 월마트와 이베이,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선 IBM 마이크로소프트와 싸운다. AI 기기 분야에서는 구글과 애플이 경쟁사다. 동시다발적으로 세계와 싸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몇 년 전까지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무한확장에 우려를 나타냈다. 핵심 역량이 없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기업의 위험 신호라는 견해가 많았다. 최근 이 같은 목소리가 쏙 들어갔다. 아마존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고객 데이터가 업종에 관계없이 위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업종의 서비스가 한꺼번에 이뤄졌을 때의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일단 소비자 만족도가 올라간다. 아마존 유료 회원이 되면 상품 할인(유통), 무료 배송(물류), 무제한 저장공간(클라우드), 무료 음악과 영화(콘텐츠) 등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다. 현재 온·오프라인과 정보기술(IT) 물류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은 아마존이 유일하다.

글 송형석 특파원
제공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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